2012년 5월 8일에 시작한 은평 야간 IT교실이 벌써 10년이 되어 19기를 마쳤습니다. 이름없는 분들의 노트북을 기증 받아 무작정 시작한 '움직이는 IT교육장(2010)'이 연대/이대/홍대 노동자를 위한 '시작교실'이 되고(2010~2012), 은평구 요양보호사를 위한 '노동자 야간 교실'이 되어 지금은 '낮 시간에 일을 하느라 공공기관 수업을 못 듣는 모든 중고령 주민'을 위한 교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은평과 마포에 사는 IT인 3명과, 지역/노동운동하는 2명이 강의와 운영을 함께 맡아 진행했습니다. 낙오시키지 않고 보조강사들이 천천히 함께 해주는, 쉽게 가르치며 모두가 서로 존중하는 교실에 지역 주민들이 좋아해주셔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다음 기수 참가 신청을 받는 현수막을 걸기만 하면 순식간에 신청이 몰리고, 지역 활동가들도 보조강사로 많이 참여해주면서 이 교실을 통해 서로 친구가 되고, 모두가 마음이 건강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후에는 시니어 강사단도 함께 하고, 지역 중고등학교 학생들도 자원활동으로 참여해서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기도 했습니다. 좋은 모델이라고 마포와 용산에서도 진행하고, 구로와 서대문에도 확장하다 여러 여건이 안 좋아져서 지금은 은평에 집중해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잠깐 멈추었지만 봄과 가을에 한 기수씩 하던 예전의 패턴으로 돌아가고 있어요.
아무리 좋아도 10년쯤 하다 보면 매너리즘도 오게 마련입니다. 여러 변화를 꾸준히 시도하긴 했지만 크게는 비슷한 내용을 반복하고, 강사로 참여하던 분들도 바빠지고 하다 보니 꾸준히 하던 몇 사람만 계속 보게 되며 활력을 잃어가는 듯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동네 주민분들이 이렇게 좋아하시는데 도저히 멈출 수 없게 된 이 교실, 계속 가보자고 하며 올해에도 두 기수를 진행했습니다. 18기에는 서울혁신파크의 좋은 공간을 쓸 수 있어서 두 방을 빌려 PC와 스마트폰반을 동시에 진행했고, 19기에는 혁신파크를 더 이상 쓸 수 없어서 은평상상허브(녹번역) 즐거운소통 방을 하나 빌려 스마트폰반만 진행했습니다. 17기까지 했던 은평문화예술회관은 이제 정책이 바뀌어 구청과 함께 하는 형태로 해도 무료로 쓸 수 없다고 합니다.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약화되니 비어 있는 공간이 도처에 있고, 돈 한푼 벌지 않고 모두의 귀한 시간을 나누는 이런 행사임에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듭니다. 그럼에도 이번 기수는 새롭게 참여하신 분들의 활약으로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어요.
비영리단체 활동을 중단하려던 청년활동가였다가 3기부터 참여해 "활동의 맛"을 알게 된 후 지금까지 저와 함께 하고 있는 이정한(에뭉이)님은 지지난 기수부터 저를 밀어내고 운영교사로서 장비 관리, 기획과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지역운동"의 의미를 실천으로 알려주시는 강화연님, 의정부와 신당 등 여러 곳에서 야학 활동을 지원하셨고 공동체IT에서 다방면으로 활동을 도와주시는 김동기님, 저의 수강생으로 만나 지금은 "어.디.나.지원단" 등 여러 곳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계시는 이경옥님, 공동체IT의 조합원으로 가입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여러 활동에 참여하시는 허선호님, 이 교실의 수강생으로서 여러 기수를 참여하시다가 이번 기수부터 보조강사로 참여하신 조명희님, 언제나 젊은 마음으로 살고 계시며 응원해주시다 이번 7차 시간에 어디나지원단 강사님 15명을 연결해주셔서 수강생들의 가려움을 일소해주신 신정길님. 이 분들이 처음부터 꾸준히 참여해주신 덕에 역대 가장 안정적으로 마음 졸이지 않고 진행한 기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시작과 끝은 제가 맡았고 중간의 여러 주제들은 세 분 강사님들이 나눠 맡아주시며 다양한 색깔로 진행했던 것도 특색이었습니다. 덕분에 그 동안 강사가 충분치 않을 것 같아 부담스러워 못했던 주제인 동영상 제작, 정부24 온라인민원을 해 본 것도 성과였어요.
지금 이대로라면 쭉 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만족스런 19기였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이어 오며 매 기수마다 여러 상황들에 대처하느라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고 몸이 힘들 때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여러 사람들이 잘 어우러지며 협동을 한 덕에 힘도 덜 들고 참여 과정의 즐거움도 컸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아이디어도 나와서, 이번 종업식에는 처음으로 간단한 시험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조별로 서로 토론하며 풀어가는 시험에 모두가 합격해서 수료증을 받는 기쁨도 조금은 더 크지 않았을까 싶네요. 언제나처럼 강사들에게 감동과 자극을 주시는 수강생 주민분들,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함께 하는 즐거움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신 강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기수는 공간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지 않은 만큼 아직 확실한 계획은 없읍니다만, 어떻게든 또 여건을 만들어 계속하게 되겠지요. 2024년 봄에 진행할 20기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2012년 5월 8일에 시작한 은평 야간 IT교실이 벌써 10년이 되어 19기를 마쳤습니다. 이름없는 분들의 노트북을 기증 받아 무작정 시작한 '움직이는 IT교육장(2010)'이 연대/이대/홍대 노동자를 위한 '시작교실'이 되고(2010~2012), 은평구 요양보호사를 위한 '노동자 야간 교실'이 되어 지금은 '낮 시간에 일을 하느라 공공기관 수업을 못 듣는 모든 중고령 주민'을 위한 교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은평과 마포에 사는 IT인 3명과, 지역/노동운동하는 2명이 강의와 운영을 함께 맡아 진행했습니다. 낙오시키지 않고 보조강사들이 천천히 함께 해주는, 쉽게 가르치며 모두가 서로 존중하는 교실에 지역 주민들이 좋아해주셔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다음 기수 참가 신청을 받는 현수막을 걸기만 하면 순식간에 신청이 몰리고, 지역 활동가들도 보조강사로 많이 참여해주면서 이 교실을 통해 서로 친구가 되고, 모두가 마음이 건강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후에는 시니어 강사단도 함께 하고, 지역 중고등학교 학생들도 자원활동으로 참여해서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기도 했습니다. 좋은 모델이라고 마포와 용산에서도 진행하고, 구로와 서대문에도 확장하다 여러 여건이 안 좋아져서 지금은 은평에 집중해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잠깐 멈추었지만 봄과 가을에 한 기수씩 하던 예전의 패턴으로 돌아가고 있어요.
아무리 좋아도 10년쯤 하다 보면 매너리즘도 오게 마련입니다. 여러 변화를 꾸준히 시도하긴 했지만 크게는 비슷한 내용을 반복하고, 강사로 참여하던 분들도 바빠지고 하다 보니 꾸준히 하던 몇 사람만 계속 보게 되며 활력을 잃어가는 듯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동네 주민분들이 이렇게 좋아하시는데 도저히 멈출 수 없게 된 이 교실, 계속 가보자고 하며 올해에도 두 기수를 진행했습니다. 18기에는 서울혁신파크의 좋은 공간을 쓸 수 있어서 두 방을 빌려 PC와 스마트폰반을 동시에 진행했고, 19기에는 혁신파크를 더 이상 쓸 수 없어서 은평상상허브(녹번역) 즐거운소통 방을 하나 빌려 스마트폰반만 진행했습니다. 17기까지 했던 은평문화예술회관은 이제 정책이 바뀌어 구청과 함께 하는 형태로 해도 무료로 쓸 수 없다고 합니다.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약화되니 비어 있는 공간이 도처에 있고, 돈 한푼 벌지 않고 모두의 귀한 시간을 나누는 이런 행사임에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듭니다. 그럼에도 이번 기수는 새롭게 참여하신 분들의 활약으로 즐겁게 진행할 수 있었어요.
비영리단체 활동을 중단하려던 청년활동가였다가 3기부터 참여해 "활동의 맛"을 알게 된 후 지금까지 저와 함께 하고 있는 이정한(에뭉이)님은 지지난 기수부터 저를 밀어내고 운영교사로서 장비 관리, 기획과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지역운동"의 의미를 실천으로 알려주시는 강화연님, 의정부와 신당 등 여러 곳에서 야학 활동을 지원하셨고 공동체IT에서 다방면으로 활동을 도와주시는 김동기님, 저의 수강생으로 만나 지금은 "어.디.나.지원단" 등 여러 곳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계시는 이경옥님, 공동체IT의 조합원으로 가입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여러 활동에 참여하시는 허선호님, 이 교실의 수강생으로서 여러 기수를 참여하시다가 이번 기수부터 보조강사로 참여하신 조명희님, 언제나 젊은 마음으로 살고 계시며 응원해주시다 이번 7차 시간에 어디나지원단 강사님 15명을 연결해주셔서 수강생들의 가려움을 일소해주신 신정길님. 이 분들이 처음부터 꾸준히 참여해주신 덕에 역대 가장 안정적으로 마음 졸이지 않고 진행한 기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시작과 끝은 제가 맡았고 중간의 여러 주제들은 세 분 강사님들이 나눠 맡아주시며 다양한 색깔로 진행했던 것도 특색이었습니다. 덕분에 그 동안 강사가 충분치 않을 것 같아 부담스러워 못했던 주제인 동영상 제작, 정부24 온라인민원을 해 본 것도 성과였어요.
지금 이대로라면 쭉 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만족스런 19기였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이어 오며 매 기수마다 여러 상황들에 대처하느라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고 몸이 힘들 때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여러 사람들이 잘 어우러지며 협동을 한 덕에 힘도 덜 들고 참여 과정의 즐거움도 컸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아이디어도 나와서, 이번 종업식에는 처음으로 간단한 시험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조별로 서로 토론하며 풀어가는 시험에 모두가 합격해서 수료증을 받는 기쁨도 조금은 더 크지 않았을까 싶네요. 언제나처럼 강사들에게 감동과 자극을 주시는 수강생 주민분들,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함께 하는 즐거움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신 강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기수는 공간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지 않은 만큼 아직 확실한 계획은 없읍니다만, 어떻게든 또 여건을 만들어 계속하게 되겠지요. 2024년 봄에 진행할 20기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